대학생, 적성에 대한 고민

초음파 시스템은 내 나이 29살 때까지 단 한번도 관심을 가진 분야가 아니었다. 어쩌다 초음파 의료기기를 연구주제로 삼게 되었는지는 차차 이야기를 써나갈 예정…

2005년 재수 끝에 대학을 입학했지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두 번의 입시과정에서 정시와 수시에 걸쳐 8군데의 대학원서를 냈는데, 그 리스트는 의대, 약대, 한의대, 사범대, 건축, 전기, 수리통계, 농생대로 다양했다.

자의든 타의든 그 중 전기공학으로 입학을 했지만 입학 후에도 적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며, 입학 원서 리스트는 내가 뚜렷한 꿈이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매우 객관적인 자료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학과 공부보다는 교회, 탁구, 밴드, SFC 등 다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성적 – 특히 전공 학점 – 은 엉망인 학기가 대부분이었다. 유일한 A학점은 원래 잘주는 탁구초급.

아마도 2007년? 3학년은 이런 나의 고민이 가장 극대화되었던 때였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놀았던 1,2학년에 대한 반성, 이대로 계속 할바엔 군대부터 가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도 낮은 성적이 자괴감을 형성하여 패배감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실력이 부족한건지, 요령이 없는건지, 공부를 안한 탓인지 아니면 적성이 안맞는건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일단 다른 건 몰라도 3번은 확실한 사유였다.

결국에 전공 과목에 대한 공부도 최선을 다해봐야만 했고, 적성에 대한 또 다른 검증을 위해서는 내가 흥미를 느끼는 다른 학과의 수업을 이수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평소 내가 흥미를 느꼈던 다른 학과는 서양사학과였다. 매우 뜬금없지만, 서양사를 전공한 후 신학대학원으로 진학해보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나는 두 학기에 걸쳐서 서양사학과 전공 세 과목(서양사를 보는 시각, 기독교와 유럽문명 그리고 1,2차 세계대전)을 이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알게된 닐 퍼거슨 이라는 하버드대 교수의 책들(제국, 시빌라이제션, 콜로서스)은 참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서양사학과의 대표 교수 중 한 분이셨던 박지향 교수님(서양사를 보는 시각)께 찾아가 공대생인 내가 이 곳으로 전과를 할 수도 있냐는 질문을 해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그 수업은 A학점을 받았다. 전기공학 수업에서는 항상 C 가끔 D학점을 받다가 여기서 A학점을 받아보니 자신감도 생기면서 이쪽이 더 적성에 맞는 것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공시험 공부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마음먹고 학과 도서관에 자리를 하루 종일 잡아보기로 했다.

그럼 다음 글에 이어서…

2 Comments »

  1. 아주 고민이 많았었구나..
    그 여러가지 고민을 이겨낸 김태훈~!
    장하다 대견하다 훌륭하다 응원한다♡♡♡

    그런데…
    신학대학원 갔다더라도 수정이를 만나 결혼할수있었을까..?
    ㅎㅎ

  2. 대학발표때 와 참으로 약도 오르고 했지 부산대 약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는데
    그때 서울대에 합격자 명단에 없어 은근슬쩍 약오르더구나 그런 저런것들이 너에게는 인생의 좋은 경험 이라 생각했지 당시 모든사람들이 의약대 의약대 했는데 우리 아들은 약대 장학생으로 붙고도 그저 씁슬해 한적도 ㅎㅎ 있었넹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