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의 생활비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나 혼자가 아닌 우리 가족 (수정이와 주하까지) 이 네덜란드로 와서 정착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던 내용들이 있다. 이 곳에 온지 이제 4개월 반이 지났다. 어느 정도는 생활에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되어 그 우려들에 대한 답을 한 가지씩 써보려고 한다. 아래의 링크는 오기 전 작성했던 글.

[2018년 4월 26일] 네덜란드 정착에 대한 몇 가지 걱정들

1. 경제적 문제 – 세 가족이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글은 한국에서 유럽의 네덜란드에 정착하면서 쓴 글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또는 지역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또한 생활 패턴에 따라서도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혹시 나와 같은 걱정을 하는 어떤 가족에게 참고용이 될까 해서 자세히 남겨두기로 한다.

월 단위 고정 지출

건강 보험료 (주하 무료)  220 유로

인터넷 요금 35 유로

집 렌트비 1100 유로

자동차 보험료 80 유로

가스 및 전기 사용료  120 유로

수도세 50 유로

휴대폰 80 유로

쓰레기세 50 유로

자동차세 50 유로

도합 대략 1800 유로 정도되며, 그 중 집 렌트비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곳의 모든 정착 과정은 집을 구한 후, 시청에 거주 등록이 되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중요도 측면에서도 집 렌트는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일단 이 정도 내고 살면 세 가족이 사는 데 큰 불편함은 없다. 우리 가족은 십일조 헌금까지 고정 지출로 볼 수 있다.

월 단위 가변 지출

이 항목에 포함되는 주요 목록은 식비, 교통비, 양육비 그리고 여가 생활비 등이 있다.

식비

이곳의 대형 마트인 점보/알버트하인 그리고 아시안 마트인 어메이징 오리엔탈에서는 카트를 가득 채워 장을 보면 (대략 3일 분량) 보통 3-40 유로 수준이다. 한국에서 마트 장을 볼 때 보다도 더 저렴한 느낌이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본다고 하면 넉넉히 100 유로, 한 달 기준 400 유로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식비는 외식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네덜란드는 인건비가 높기 때문에 외식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이 곳에서 만난 한국인 중 누군가는 여기서 돈을 가장 빨리 버는 방법이 인기있는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성인 두 명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서 피자, 파스타 그리고 음료를 먹으면 대부분 50 유로 그 이상의 비용이 청구된다. 매주 한 번 이상의 외식을 한다고 하면, 외식비가 마트에서 장 보는 비용과 동일하게 들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절약을 하려면 외식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곳에 와보니 우리만 그러려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래 외식을 잘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녀노소 구분 없이 퇴근 후 정장을 입고도 장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기 때문에 저녁 시간이 되면 북적이는 식당가도 없고, 조용하다. 커피도 집에서 캡슐 또는 원두를 갈아 직접 내려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어, 까페도 없다. 한 100 미터만 가도 까페가 하나씩은 보였던 한국은 자영업자가 정말 많은 나라이다.

그럼에도 이리 저리 밖에서 사먹는 경우들이 자주 있기 때문에, 외식 비용도 마트 장 보는 비용 정도는 생각해야 되는 것이 좋겠다.

거의 매일 점심을 학교에서 따로 먹는 나는 하루 평균 8 유로 정도의 점심식사 비용이 추가된다.

교통비

교통비는 자가용 주유비와 교통 카드 충전비가 있다. 네덜란드는 자전거가 가장 보편화 되어있는 나라이다. 산은 물론 고개나 언덕 하나 없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기에 최적화된 도로망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 인도는 없어도 자전거 도로는 있는 경우도 있다. 평일은 주로 자전거로 출퇴근 하기 때문에 자가용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주유비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듯 한데, 최대로 주유를 하면 약 85 유로 정도 드는 것 같다. 역시 차종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평일에 거의 차를 사용하지 않는 우리 경우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달에 세 번 정도 주유를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자동차 주유비도 한달에 100-120 유로 정도는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유모차에 주하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아내 수정이는 교통카드를 제법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평균적으로 월 50 유로 정도 잡으면 될 듯하다.

양육비

주하 식비, 기저귀 등의 비용은 마트에서 장 보는 식비에 포함된다. 양육비는 많이 들어가지 않지만,  수정이가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주하와 함께 참여하는 Music and Movement / Happy and Creativity (Duli Delft) 등의 활동에 비용(100 유로 미만)이 들어간다. 아니면 주하 겨울 옷 사는 비용 정도? 아직까지는 양육비로 들어가는 돈이 많지 않다.

여가 생활비

놀러갔을 때 주로 드는 비용이다. 각종 정기권 (시즌) 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박물관 티켓(Museum ticket) 이다.  성인 한 명당 60 유로인데, 이 티켓으로 꽤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들을 입장할 수 있다. 최근에 알게된 유아 놀이공원의 경우 매년 초 일년 시즌권 구매가 가능한데 140 유로 정도 된다. 한 번 들어가는데 13.5 유로 였는데 워낙 주하가 놀기에도 좋고 우리도 충분히 쉴 수 있는 곳이라 내년에 당장 시즌권을 구매할 계획이다. 그 외 주차비도 대부분 발생하기 마련인데, 보통 시간 당 2-3 유로 정도는 내는 듯하다. 이것도 월 50 유로 정도는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미용실에서 남자 커트 비용은 20 유로이다. 머리는 잘 못 자르고 서비스는 엉망이다. (왁스 바를 머리도 안 남겨 놓고 왁스 바를지 물어보았으며, 안 발라줘도 된다고 했는데 바르면 더 좋다면서 커트 후 감겨주지도 않은 머리에 기어코 왁스를 발라주었다.)

결론

이렇게 적고 나서 보니, 총 생활비가 약 3000 유로는 넘어가는 듯하다. 우선 이전 글에서 썼던 여러 걱정되었던 부분들 중에 경제적 문제는 다행스럽게도 감당 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와서 확정된 LEaDing Fellowship 과 30% rule (전문 기술에 종사하는 외국인에게 수입의 30% 에 대해 세금을 면제해주는 제도) 이 적용된 것이 도움이 되었다.  물론 돈을 많이 벌어서 이것저것 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만족스러워도 다른 가족들은 아닐수도 있다.

3 Comments »

  1. 옛말에 버는 자랑 말고 쓰는 자랑해라고 했드시 규모있게 잘쓰면 일등살림꾼 지금처럼 수정이 살림 잘하니 감사하고 학교에서 주는 생활비 감사요 아들 말처럼 돈이 목적이면 이미 한국생활을 했겠지 둘다 적지않은 연봉 수급자 였으니 좋아요 즐겁게 행복하게 우리주하랑 잘사시용 아들!!!! 홧팅!!!!!

  2. 김박사님~!
    이렇게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주니 감사하네.
    그렇잖아도 유럽은 물가가 비싸다 하는데 경비는 얼마나 들어 가는지, 수입에 비해 생활하기 힘들 정도인지 아닌지,여유는 좀 있는지 등등 걱정했었지.
    한국에서 여유있게 살았었으니 힘들면 고생이고 견디기 어려울거 같이서 말야
    수정이가 월 말에 장 볼 때면 엄마 돈이 없어 할 때 가슴이 쿵 했는데 나름 아끼기 전략이었던것 같군.
    연구재단 후원도 후원 이지만 전문기술자로 30% 세 감면으로 큰 덕을 봤다고 하니 감사하네
    암튼 우리 김서방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있으니 최고다 만세다 감사 또 감사다!!

  3. 이 글을 작성한 시점에 비해 거의 1년이 지난 현재 기준 (2019년 9월) 으로 집 렌트비는 크게 달라졌다.
    3인가족 기준, 최소 1500 유로 또는 그 이상 (약 1800 유로 ) 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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