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닥 3인 가족의 절약하는 삶이란?

[주하 신생아 시절- 한국떠나기 직전 사진/영상으로 도배 예정]

연애시절 우리는 돈에 구애받지 않았다. [오해 금물 –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학생,취준생,직장인 시절을 함께 겪었지만 데이트를 하면서 ‘돈이 없어서 \ 부족해서’ 라는 이유로 어려운 적은 없었다.

결혼준비를 할 때도 양가 부모님께서 크게 요구\주장하시는 부분이 없어서 단 한번도 싸우지 않고 결혼을 했다.

남편이 박사학위를 받은 후 (타의에 의해) 바로 삼성으로 입사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이상한 금액의 월급을 받으며 한 학기를 보낼 때도 힘들어 하지 않았다. 그 때는 주하의 출산을 앞둔 시기여서 돈이 많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마 내가 벌고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네덜란드행이 결정되고 삼성에서 받은 장학금들을 다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남편은 모르겠으나 나는 개의치 않았다. 전세금빼서 전세자금대출갚고 남은 돈으로 삼성에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시댁에서 결혼할 때 전세금을 마련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 돈이 없었다면 기회를 잡지 못하고 계속 회사를 다녀야 했을테니까.

계약기간이 남아서 전세집을 정리하지 않고 한국을 떠나기로 했기 때문에 당장 네덜란드 초기 정착 자금을 마련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아주 자연스럽게 내 퇴직금 대략 천만원으로 비행기표를 사고 임시 숙소(에어비앤비) 2달치를 결제했다. 이와중에 엄마가 해운이사비용을 지원해줘서 조금 여유가 있었다. [참고로 에어비엔비 1달 비용이 네덜란드 우리집 월세보다 높았다]

여기까지는 물흐르듯이 살아왔다.

그러나 네덜란드에 세금을 내면서 살다보니 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다른 유럽국가처럼 네덜란드는 세금이 높다.

사실 네덜란드에 오기 직전 우리의 수입은 좋았다. 맞벌이였고 둘다 적지 않은 금액을 벌었다. 이 때의 우리의 소비는 우상향 그래프였다. 그러다 한순간에 외벌이가 되어 절약모드로 변환하는 것이 시간이 걸렸다. 컴퓨터처럼 자동으로 바뀌면 좋으련만. 9개월차인 지금은 처음보다 많이 바뀌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은 절약하며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나는[우리가족]은 네덜란드에 와서 재정을 아끼기 위해 아래처럼 살기 시작했다.

  • 가계부 작성
  • 식단표 작성 – 마트에서 눈에 띄어서 혹은 세일해서 사지 않는다.
  • 생활용품의 재고를 핸드폰에 메모 – 재고가 없는 것만 세일할 때 산다. 세일한다고 다 사지 않는다.
  • 목요, 토요장에서 장보기 – 훨씬 싱싱하고 저렴하다.
  • 비싼 마트보다 저렴한 마트 가기 – 우리 집 근처 마트는 비싸다…..
  • 할인되는 대중교통상품 가입하기
  • 외식안하기 – 배달음식도 안먹는다. 무조건 자급자족 !
  • 나들이를 갈 때에는 항상 점심식사, 과일, 음료, 커피 다 챙겨다니기 – 너무 피곤하다. 사먹는 재미로 나가는것 아닌가?
  • 장난감 안사기(?) – 주하는 장난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주고 싶은 것은 내 욕심이다.
  • 세일할 때만 주하 옷 사기 – 화사한 남자아이 옷을 발견하는 것은 힘든일인데 그걸 지나치는 것은 더더더더 어렵다.
  • 다른 사람 집에 방문할 때 베이킹해서 가져가기 – 정성이라고 생각하셔서 더 좋아해주신다. 사실 딱히 사들고 갈만한 아이템이 없고 맘에 드는 것들은 과일이라도 비싸더라.
  • 군것질 안하기 – 원래 나는 군것질을 안하고 밥을 많이 먹는다…ㅋㅋ
  • 일주일 생활비 200유로 이내로 해결하기 – 식재료는 저렴하나 그 밖의 모든 것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이렇게 살아도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일까? 아이도 1명이고 학비가 들지 않는 19개월인데. 도대체 얼마나 아끼고 아껴야 매월 꾸준하게 저축을 할 수 있는 것인가? 진심으로 다른 4인 포닥/박사 가족들이 어떻게 생활을 꾸려나가는지 알고 싶다.

남편과 이 문제로 짧게 대화를 했다. 결론은 아래와 같다.

  • 그들은 십일조를 하지 않는다. 고로 우리보다 몇 백유로는 생활비로 더 쓸 수 있다.
  • 한국에서 회사 생활&맞벌이를 오래해서 갖고 있는 자금이 우리보다 많다.  보통 이 자금에서 아이들 학비를 충당하신다고 한다.(국제학교일 경우인 것 같다)
  • 모든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산다. 월세를 내지 않는다. 대출이자가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네덜란드 대출 이율은 1%대로 들었다.
  • 양가 집안이 지역 유지\준재벌\재벌이다.

우리는 한 가지도 들어맞는 조건이 없다. 그래서 자수성가하기로 했다 ! 과연… 10년 후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라고 생각하다가도 세금 고지서를 보면 과연 그 날이 오는 것인가 싶다.

어제도 세금을 내라는 고지서가 날라왔는데 무려 500유로가 넘는다. 단순하게 환율을 적용하면 65만원이다. 하수처리비용이랑 또 뭐라뭐라고 써있는데 금액에서 힘이 빠져서 자세히 읽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1년치 세금이다. 왜 분기별 혹은 매월 내지 않고 한 번에 다 납부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한 번에 너무 큰 돈이 나간다. 1월에도 이렇게 세금내서 적자였는데.

빨리 어마무시한 세금에 적응하고 또 세금을 내야겠다. 세금을 납부한 만큼 우리가족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있겠지.

물질에 끌려다니지 말자 !

5 Comments »

  1. 아기 때부터 늘 헤보였던 주하!
    설거지도 잘 해요.
    엄마 이건 수박 꼭지 아니고 배꼽인데요ㅋㅋㅋ

    너희 결혼때 정말 한번도 큰소리 안내고 물흐르듯 진행 됐지.
    지금 생각해도 참 감사하다.
    너의 배우자 기도 제목이
    1.믿음 좋은 배우자
    2.인성 좋은 배우자
    3.능력 있는 배우자
    였는데 모두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경제적으로 못 도와 줘서 미안해 할 때마다 괜찮다고 말 해준 너희에게 고맙단 말 밖에 할 말이 없어 더 미안.
    늘 씩씩하게 당당하게 지혜롭게 살아 줘서 감사.

    10년 후 너희 모습은 날개를 달고 있겠지?

    마지막 주하 사진 너무 귀여워,의젓해!

  2. 도서관에 와있는데 집에가서 의논을 좀해봐야겠구나 그래 절약 절약해도 적자라니 충당할곳이 없겠구나 켜가는 우리주하도 이제는 간식비도 늘것이고 우리 예쁘고 똑똑한 며느리 수고한다 곧형편이 좋아질거야 넘걱정말고 그래도 밝은 얼굴로 잘지내주길 바란다

  3. 따흐흑….. 베이비 주하 오랜만이다요! 태어날때부터 귀여웠던 쭈하……ㅠㅠ💕

    쭈하도 쭈하엄마도 맘에 드는 옷을 슉! 집어 살 수 있도록, 김선생은 힘써 일하라!!!!

    그리고 쭈하엄마도 곧 엄청난 능력 발훠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열리길 기도합니다🙏

  4. 저도 와이프, 아들과 함께 미국에서 포닥하고 있는데, 너무나 공감되네요…저도 학위과정중에 결혼을 했고, 졸업 후에도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네요..저희도 아끼고 아낀다하지만 미국은 의료보험이 비싸고, 아들 어린이집 비용이 비싸서 마이너스거나 빠듯한 월급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ㅎㅎ 10년 뒤 추억으로 남을 지금을 행복하게 즐기는게 맞겠죠??

    “물질에 끌려다니지 말자 !”

    • 댓글 감사합니다~ 저희와 같은 상황이시라니 괜히 더 반갑네요 ㅎㅎ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분명 가치있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ㅎㅎ
      종종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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