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의 씽씽이 사용기

지지난 주일, 어린이날 선물로 받은 씽씽이를 타고 밖으로 나온 주하는 대참사를 겪었다. 너무나 신나서 씽씽이를 타고 달리자마자 보도블럭 계단 (도로와의 경계) 에서 그대로 엎어진 것이다. 얼굴로 넘어지면서 피도 많이 났고 코와 윗입술 주변으로 상처도 크게 났었다. 그날 우리는 바로 응급실에 가서 주하의 치아나 입 안이 다치지 않았는지 진찰을 받았고, 다행스럽게도 크게 다치진 않았다는 확인을 받았다. 그날 나는 집에 돌아와서 당장 저 씽씽이를 치워버리자고 했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서 위험하다고. 매우 보기도 싫은 물건이었다.

그런데 공휴일이었던 바로 다음 월요일. 이케아에 가려고 다같이 나서려는데,

문이 열리지마자 빛의 속도로 뛰어가서 주하가 뭘 들고 오는 것이 아닌가. 마치 누군가에게 들키면 빼앗길까봐 그랬는지 그보다 더 재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을 정도 였다.

전날 타다가 크게 다쳤던 씽씽이였다.

겁나서 안탄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응?

하여튼 본인이 그토록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니 그걸 가지고 일단 나섰다. 이케아를 가려했지만 주하는 그걸 다시 타야만 했다.

그런데 어제 다쳤던 보도블럭 위에 가자 주하가 딱 내려서 씽씽이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닌가.

허허 무서워서 안탄다고 할 줄 알았는데, 다시 타면서 어제 다쳤던 그 장면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대비를 하는 것이 아주 대견스러웠다. 그 후로 길의 색깔이 바뀌거나, 경사가 바뀌거나 또는 배수구 같은 곳만 지나가더라도 서서 씽씽이를 끌고 갔다.

아래의 영상 마지막을 보면 보도블럭 내려가는 경사에서 서서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씽씽이 라이딩 중간에 꽃을 발견하면 잠시 멈춰서 꽃을 꺾는다. 하지만 라이딩 중이라 손이 없으므로 꽃은 엄마에게 맡겨둔다. 물론 기억하지 못하고 계속 맡기기만 할뿐이다.

아마도 주하는 무엇을 하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처음부터 실수 안하면 가장 좋지만 칭찬해줄 부분이다.

다음 영상은 위의 영상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뒤다. 한결 능숙하게 씽씽이를 타는 모습이다. 씽씽이가 그냥 발만 구르면 직선으로 잘 안간다. 계속해서 직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핸들을 기울여 줘야 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가다 서서 다시 씽씽이 방향을 직선으로 맞추고 또 조금 가다 방향을 맞추는 일을 계속했다.

내가 답답해서 핸들 기울이는 것을 가르쳐주려고 했으나 주하가 거부했다. 혼자서 이리저리 타보면서 어떻게 가야 직선으로 오래 가는가를 깨달았다. 직접 이런 변화를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배우는구나 알게되었다.

하여튼 누가 도와주는 것은 사절. 자기가 해봐야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씽씽이를 타고 가더니 목적지는 슈퍼마켓이었다. 엄마와의 일상 반복을 통해 주하는 슈퍼마켓 (알버트하인) 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실내 평평한 곳에서 씽씽이를 능숙하게 모는 영상을 보라! 뿐만 아니라 슈퍼 앞에서 어린이용 장바구니 카트를 꺼내서 들어가는 모습은 신기하기 짝이없다. 말은 못하지만 다 생각하고 머리속으로 치밀한 계산을 하고 있는 김주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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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간식을 사는 코너로 가서 과자를 담는 모습

간식 코너로 가서 토들러용 간식을 집어 장바구니에 넣었다. 이 때 우리는 마침 지갑이 없었다. 아래의 영상은 계산대에서 셀프로 가격을 지불하는 곳인데 주하가 산 간식을 여기서 계산하고 딱 나왔으면 완벽할 뻔 했다.

하지만 주하가 그냥 나올리 없었고, 슈퍼에서 10분을 더 기다린 끝에 엄마가 와서 과자를 사서 나올 수 있었다. 엄마와의 1년여 생활을 통해 장보는 루틴은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다.

돌아와서 자기 직전까지도 씽씽이를 타고 또 나가려 했다. 아마도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류의 것에 한번씩은 빠지게 될 것이다. 주하의 씽씽이 사랑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다.

다음날 아침에도 마찬가지였다. 씽씽이를 타고 나갈 궁리만 하는 주하. 문만 열렸다하면 저 엘레베이터 앞에서 대기 중이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차도와 사람이 다니는 곳이 너무 잘 되어있어서 그래도 주하가 이렇게 씽씽이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기에 좋은 편인 것 같다. 주하가 이렇게 타고 다니다가 꽃도 한번 꺾어서 엄마 아빠한테 맡긴 다음 다시 탈 수 있는 전원적 풍경이 요즘은 참 좋은 듯 하다.

 

3 thoughts on “주하의 씽씽이 사용기

  1. 그래도 주하가 크면서 맞는 첫번째 어린이날이라 그냥보낼수없어 주하 좋아하는것 사주라고 보낸 주하용돈으로 씽씽이를 엄마 아빠가 사준게 용케도 주하가 아주 좋아한다 비록 앞으로 넘어져 처음에는 죄인된 기분이였는데 지금은 아주 노련하게 잘탄다 한번의 경험으로 바로 숙련된 주하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나온다 영특하다 이제 또 조금 크면 자전거를 사주마~~ 내 사랑하는 금쪽같은 손주 무엇이 아깝겐냐? 할아버지가 주하 크는 모습만 봐도 세상을 다얻는듯 좋구나 주하야~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다오 우리며느리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 수고한다 지혜로운 엄마가 있어서 우리주하 똑똑하고 귀엽게 잘큰다
    우리 일등 며느리 거듭 감사드린다
    오늘도 수고하고 항상행복하게 잘지내그라~~~
    사랑하고 축복한다
    자다가 일어나서 이글을 혼자 쓰고있당 지금시간 새벽 2시 50분 자다가 주하글보고 일어나 혼자 거실로 나왔지 ㅎㅎ

  2. 주하 엘레베이터 앞에서 우는 모습보니 가슴이 아프다 할아버지가 옆에있으면 밤새도록 따라다녀도 되는데~~

  3. 단 한번의 고통으로 큰 교훈을 깨달은 우리 귀염둥이 주하 대단하다!
    역시 똘망이 꼬마주니어 김주하박사,맞네.
    주하야 아주 많이 칭찬해!

    수정아!
    자식이 다쳐서 피가 철철 났으니 얼마나 놀라고 가슴이 쓰리고 미어졌겠니…
    그렇다고 씽씽이를 당장 치워 버렸으면 주하가 턱이 있는곳은 위험 하다는걸 깨달았을까?
    또 그렇게 좋아하는 씽씽이가 없어졌으면 얼마나 상심이 크겠어.
    그럴때마다 물건을 치워 버린다면 주하가 발전하고 생각하는 힘이 늘까?
    주하는 감성도 호기심도 너무나 강력해서 아주 똑똑하고 실수를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지혜로은 아이다.
    그러니 위험할땐 잘 설명해 주면 실수를 덜 하겠지? 이건 너의 주특기 잖아.
    그래도 큰상처 안남기고 잘 아물었으니 하나님께 감사하자!

    주하 아빠!
    주하랑 외출할때는 현금이나 카드를 꼭 챙겨 나가야 해.이미 경험해서 알고있겠지만~
    그리고 주하가 꺽은 ㅋㅋ방맹이(?)는 민들레가 아니고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민들레 비슷한 다른 꽃이야. (탓하는게 아니고 주하에게 잘 제대로 알려주기위함임)

    사랑하는 우리 손자 주하야!
    할머니가 곧 갈게, 씽씽이 타고 싶을때 얼마던지 타렴,하루 종일이라도.
    어린이집 가서 잘 적응하고 머리털 한 올도 다치지 않게 늘 기도하며 하루 빨리 주하 볼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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