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뚜벅이가 되었다. [엄마, 아기있어?]

11/1일 금요일 아침에 차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배터리가 방전된 줄 알았다. 그러나 엔진이 문제란다. 이걸 알아내는데도 약 열흘 넘게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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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달리 백조는 평화로워보인다. 왜 어린이집 가는 날만 비가 오는걸까?

그래서 우리는 다시 뚜벅이가 되었다. 네덜란드에 처음 도착했을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뜻인가?

초심이고 뭐고 주하 어린이집 등하원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걸어서 30분 걸리는 길(편도)을 비바람 맞으며 유모차 밀고 걸어다녔다. 자전거로 가면 좋을테지만 유아용 시트를 사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난 2주간 교회도 다시 버스-기차-트램을 타고 다녔다. 차로 가면 20분 걸리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최소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환승시간을 생각하면 넉넉히 2시간 전에 출발해야 한다.

에피소드1.  뚜벅이가 된 첫번째 주말.
델프트역에서 기차를 타고 로테르담 센트럴역에서 내려서 환승하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탄 기차는 센트럴역에 정차하지 않고 쭉 달리는 기차였다. 결국 우리는 ‘브레다‘까지 갔다.  얼마나 멀리 다녀온건지…. 똑똑한 척하면서 둘이 번갈아가며 바보짓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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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결국 주일 오후 예배 드릴 시간에 교회에 도착했고 예배는 드렸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이렇게 힘들게 예배를 드려야 하나’ ‘그래도 이런 마음을 받아주시는건가’ 라고 물었다. 후자가 맞겠지? 

 

에피소드2. 뚜벅이가 된 두번째 주말 아침. 엄마 아기 있어?

지난 토요일 아침, 주하가 자꾸 내 배를 만지면서 말했다.

“엄마, 아기 있어?”
“엄마, 아기 있어!”

“뭐?!?!?!?!?!? 아기가 있다고???????”
“그럼 엄마 배에서 그만 뛰어야지~”

주하에게는 장난스럽게 대꾸했지만 폭탄맞은 기분이었다. 그럴리가 없는데?  도대체 주하야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짜 임신한 것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지금 둘째가 생긴거라면 8월쯤 출산일텐데 오마이갓 안된다. 남편의 포닥 계약이 내년 7월에 만료되어 어디로 어떻게 이사를 할지, 어떤 변화가 생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8월 출산은 말도 안되지!  만삭에 이사를 한다니 그건 아니된다 !! 게다가 여기는 포장이사와 입주청소와 같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적으로 내 뱃속에 새 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매우 안도했다. 

 

에피소드3.  집 앞 도로는 주말마다 공사중

우리 집 앞 도로는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최근 몇 주간 주말마다 고속도로 진입 부근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주말마다 하루종일 집 앞 상황이 이렇다. 이 구간을 빠져나가는데 최소 30분이 걸린다. 버스도 제시간에 절대 운행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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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예배드리고 기차타고 델프트역에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역시나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았다. 저 구간때문에. 결국 집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다. 40분 거리다. 바람만 불고 비가 오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걸었다. 중간에 감자튀김도 사먹고.  글은 간단하게 쓰지만 너무나 힘들었다.

나는 이 다음날 입술이 부르텄고 입천장과 입안이 다 까지고 헐었다. 2주간 유모차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지쳤는데 40분 걸어서 집에 온 것이 화룡점정이었나보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낫지 않았다.  아무래도 혼자 휴가를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남편 보고 있나?]

 


우리 차는 수리하지 않고 판매하려고 한다.  카센터에서 상담한 결과 수리비가 최소 2,000유로라고 한다. 공임만 1500유로가 훌쩍 넘어가고 부품은 엔진을 열어봐야 알 수 있으나 수리비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공임비는 수리해야하는 부분과 이에 대한 시간당 금액이 책정되어 있어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차가 정상인 상태라면 4,500유로 정도 주고 팔 수 있으나 수리비가 저정도이니.. 그냥 고치지 않고 중고판매하려고 한다. 이런 차를 취급하는 곳이 있다고 하니 빨리 차를 처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년 7월까지는 뚜벅이로 살면서 종종 차를 렌트해서 사용할 예정이다.


 

마무리는 산타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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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1. 날씨도 좋지않고 고생한다
    어여 거취가 확정되야 무엇가를 결정할텐데 마음이 무척쓰인다 잘지내길~~ 우리주하 참멋져 아기있어 아기있어 어찌 그리 신통방통 한지 대단한 영감이다 주하가 동생을 마니 기다리냐???
    하나님께서 맡겨준 인생 그대로 받아드리면서 살자구냐
    건강하고 행복하거라 좋은소식도 뜻대로 있길~~^^

  2. 차가 없어서 많이 불편 하겠구나.
    이제 겨울인데 주하 아빠 출퇴근도 힘들고 오리엔탈 마트 가야할땐 어떡하누…
    주하데리고 인터네셔널 다니느라 주하 엄마가 고생 많았겠어.
    그러니 병이났지,쯧쯧
    그나마 버스라도 제때 다녀줬음 좋을텐데,설상가상이네.

    그래도 우리 주하 때문에 웃는다!
    엄마, 아기 있어? ㅋㅋㅋㅋㅋ
    산타 주하도 너~~~~~~무~ 귀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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